[홍경석 칼럼] 희망의 열쇠
[홍경석 칼럼] 희망의 열쇠
  • 홍경석
  • 승인 2022.12.30 14: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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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한남대학교에서도 찍었다

오늘은 12월 30일. 2022년의 마지막 금요일이다. 그런데 뭔가 허전하다. 여기엔 다 이유가 존재한다. 매주 금요일이면 한남대학교에 등교했다.

그리곤 경영대학원에서 최고경영자 과정을 공부했다. 하지만 이젠 아니다. 지난주 금요일에 종강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반가운 대학원 동기들과의 상봉도, 수업 뒤의 뒤풀이도 덩달아 자취를 감췄다.

나로선 어떤 ‘희망의 열쇠’였던 하나가 증발한 셈이다. 물론 그동안 깊은 정까지 확실하게 들었던 원우와 교수님을 영영 볼 수 없다는 건 아니다. 신년 1월로 접어들면 마찬가지로 금요일마다 일정 기간 ‘PC 수월하게 잘 다루기 특강’이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어제 모 기관에서 <2023 시민기자 공모> 요강이 떴다. 여기에 응모하자니 학력과 경력을 요구하는 내용도 보였다. 하여 ‘거침없이 하이킥’으로 썼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학위 취득일

전공 분야

2008. 12. 27.

사이버노동대학 졸업

2023. 02. 10.20

한남대학교 경영대학원 MBA 과정 수료식

사이버대학 졸업과 대학원 수료식과의 간극은 무려 15년이나 된다. 그러나 그 간극 동안을 나는 결코 허투루 보내지 않았다. 다른 건 차치하더라도 최소한 4권의 저서를 발간했다.

아들과 딸 또한 최고의 인재로 양성하는 데 전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가 지난 12월 16~17일의 1박 2일 부산 여행이었다. 아이들이 보내준 넉넉한 용돈 외에도 예약한 해운대 특급호텔의 으리으리한 럭셔리 분위기는 밤잠까지 설치게 만들었다.

여행 첫날, 부산에서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영도구 ‘흰여울문화마을’이었다. 영화 <변호인>의 촬영지로 더 잘 알려진 때문인지 관광객은 젊은이들이 더 많았다. 2013년에 개봉한 <변호인>의 스토리는 다음과 같다.

- 1980년대 초 부산이 배경이다. 빽 없고, 돈 없고, 가방끈도 짧은 세무 변호사 송우석(송강호)이 주인공이다.

그는 부동산 등기부터 세금 자문까지 남들이 뭐라든 탁월한 사업수완으로 승승장구하며 부산에서 제일 잘나가고 돈 잘 버는 변호사로 이름을 날린다. 대기업의 스카우트 제의까지 받으며 전국구 변호사 데뷔를 코앞에 둔 송 변호사.

그러나 우연히 7년 전 밥값 신세를 지며 정을 쌓은 국밥집 아들 진우(임시완)가 뜻하지 않은 사건에 휘말려 재판을 앞두고 있다는 소식을 듣는다. 국밥집 아줌마 순애(김영애)의 간절한 부탁을 외면할 수 없어 구치소 면회만이라도 도와주겠다고 나선다.

하지만 그곳에서 마주한 진우의 믿지 못할 모습에 충격을 받은 송 변호사는 모두가 회피하기 바빴던 사건의 변호를 맡기로 결심하는데... “제가 하께요, 변호인. 하겠습니더!” -

이 영화는 입소문까지 가세하면서 천만 관객을 동원했다. 부산의 영화 촬영지를 소개한 건 다 음모(?)가 존재한다. 알고 보면 한남대학교 캠퍼스 곳곳이 온통 영화 촬영지였다는 사실이다.

<변호인>은 한남대학교 학생회관에서도 영화를 찍었으니까. 어쨌든 그동안 매주 금요일이면 반가운 얼굴들과의 만남 외에도 지적수준의 향상까지 도모할 수 있어 일거양득(一擧兩得)이었다.

말 그대로 ‘희망의 열쇠’였다. 그 열쇠를 분실했다. 안타깝지만 하는 수 없는 일이다. 집필과 저술(著述) 따위의 또 다른 희망의 열쇠를 동원하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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